나의 생활공간 `ART SPACE 19`를 만들다.
이제 나의 경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언급해 드렸듯이 임금피크제에 들어온 후 나는 상당한 시간을 혼동 속에서 독서에만 전념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이렇게 책만 읽으면 퇴직 후 나의 생활은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퇴직 후 나는 어디에 있으며, 매일매일 무엇을 하고, 경제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가족과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또한 직장인이 아닌 순수 사회인으로서의 누구를 만나며 또 뭘 하면서 지내야 될지 등 모든 것이 감이 잡히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점차 커져 갔다. 나중에 퇴직 후에 닥치는 대로 하나하나 해결해 가면 되겠지 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임금피크제 기간 중 뭔가를 준비를 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궁금한 부분들을 누구에게 배울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가르쳐 줄 입장에 있는 적정한 코치도 발견하기도 쉽지 않았고 전문가라고 자문을 구한 몇몇 분들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구할 수가 없었다. 본인의 무용담 같은 것만으로는 나에게는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되지 못했다.
결국 나는 나 혼자만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은퇴시기에 대한 전체 그림을 그리고 그 첫 아이템으로 나의 생활공간 마련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쉽지 않은 숙제였다. 일단 가장 용이한 방법으로 내가 퇴직 후 머물 자택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조그마한 사무실이 있는지 뒤지기 시작했다. 원룸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나와 있었다. 우인들에도 문의를 하였고 인근 부동산 중계 업을 하는 곳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었지만 대충 가능성 있는 사무실 공간을 발견하여 찜해 두었다. 약속된 날짜에 사용 가능하게끔 언약을 받았다. 물론 100% 만족스러운 공간이 아니었지만 마음이 한층 여유가 느껴졌다.
그러던 과정에 우연찮은 일이 발생했다. 노후를 위해 아내가 준비한 상가건물의 꼭대기 층 주택에 입주한 입주자가 이사의 의사를 표시해왔다. 이사 날짜가 다가왔으나 다른 입주자가 확보되지 않아 아내가 몹시 걱정하던 상황이었다. 전 입주자의 생활 후 보수할 부분이 너무 많았고 청소도 대대적으로 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 공간을 내가 사용하면 좋겠다는 판단이 생겨 아내에게 매월 임차료를 지불하고 청소 및 수리를 책임지는 조건으로 사용키로 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그날 이후 주말을 이용하여 청소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혼자의 힘으로 문을 고치고 깨진 유리창을 보수하고 벽지를 갈고 전기시설을 LED로 모두 교체하는 작업 등을 해나갔다. 그리고 그 공간에 필요한 주방기구, 책장, 식탁, 탁자, 소파, 간이침대, 컴퓨터 및 취미 활동에 필요한 반죽기, 오븐기 등을 하나하나 구매하여 확보하였다.
약 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방 하나하나를 용도에 맞춰 첫째방의 이름을 Room 1. Amusement ‘현재방’으로 정하고 아코디언 악기연습, POP디자인, 한문서예 예서(隸書)쓰기, 캘리그래피 작업 등을 하고 아내와 가끔 마작 게임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었고 둘째 방은 Room 2. Remembrance ‘과거방’으로 정하고 간단한 간이침대와 과거를 연상하는 장식품으로 꾸몄다. 마지막 방은 Room 3. Creation ‘미래방’으로 정해 그동안 배워 온 제과, 제빵을 만드는 방으로 꾸며 반죽기, 오븐기를 포함한 제빵의 모든 기구와 재료를 확보하여 `홈베이커리 킬리만자로라`라고 명하여 제빵 방을 만들었다. 거실에는 간이 서재와 8명이 이용할 수 있는 식탁 그리고 나의 컴퓨터 작업 공간을 확보했다.
이렇게 완성된 전체 공간 이름을 `ART SPACE 19`라 지었다. ‘예술 공간 19’이라 생각되지만 사실은 ‘ART’는 ‘after retirement’ 즉 `퇴임 후`의 의미로, ‘19’는 나의 은퇴 시작 연도가 2019년임을 의미한다. 즉 `퇴임 후 나의 은퇴생활 공간, 2019년`이라는 의미가 된다. 나의 인생 2막을 펼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나의 도전의 공간, 영원히 배우는 배움의 공간, 음악과 서예의 취미 활동 공간, 빵 제작 등 미래에 대한 도전 공간, 독서와 새로운 어학 학습장, 컴퓨터 작업장을 만들었다. 심지어 외부 베란다를 활용한 바비큐 시설도 마련하여 나의 완벽한 멀티 룸을 만들었다. 퇴직 후 활용할 나의 생활공간 `ART SPACE 19`는 약 3~4개월의 기간 동안 다음의 3가지 원칙 하에서 진행되었다.첫째, 가급적 모든 일을 혼자서 한다.둘째,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한다.셋째, 수리와 구입에 소요되는 비용을 최소화시킨다.`ART SPACE 19`의 나만의 생활공간의 완벽한 준비가 퇴직 후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나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다. 은준인(隱準人)이여!아침에 출근할 수 있는 나의 생활공간은 우리의 `인생 2막`의 베이스캠프와 같은 곳이다. 그곳은 도전의 공간, 배움의 공간, 취미활동의 공간, 휴식의 공간이 될 것이다.
김관열 작가는?
핀란드 헬싱키 경제경영대학원 MBA 석사전) 한국수력원자력 처장(1직급)으로 정년퇴직(35년간 근무)현) 은퇴준비실전연구소 소장(교통방송, MBC 등 다수 출연)- 은준인 저자로 ART코치 국내1호(은퇴준비 전문강사)현) (사)한국중장년 고용협회 전문위원, (사)국민다안전교육협회 전임강사현) 대중가요 작사가(경주 아리랑 등 다수 음원 발매)- 제1회 정귀문 예술제 전국 작사공모제 최우수상(제목:예기소/藝妓沼)현) 1인 유튜버(은준인TV) 구독자 1만명 보유(200만 조회 영상 보유)현) 직무전문면접관 1급 등 20여개 전문 자격증 취득현) 기타 평생학습대학, 노인대학, 민방위교육 분야에서 전문 강사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