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전경경주 동부사적지대 발천 유적 발굴조사 결과 남북대로와 최대규모의 석교, 왕궁의 제의시설, 관청건물 등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구들이 확인됐다.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 23일 경주 월성 북편에 위치한 발천권역 발굴조사 성과를 일반에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발천은 동궁과 월지에서 월성 북쪽과 계림을 지나 남천에 흐르는 하천으로 박혁거세 왕의 부인인 알영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삼국유사에 사량리 알영정에 계룡이 나타나 왼쪽 옆구리로 여자아이를 낳았는데 입술이 닭의 부리 같아 목욕을 시켰더니 그 부리가 퉁겨져 떨어졌으므로 그 천의 이름을 발천(撥川)이라 하였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것.신라문화유산연구원 조성윤 선임연구원은 “2019년부터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동부사적지대 중 발천권역은 2021년 신라 문무왕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발천의 옛 물길과 발천의 석교지를 새롭게 확인한데 이어 이번에는 발천 석교지에서 시작되는 남북대로를 확인함으로써 당시의 궁궐(월성)과 연결되는 신라왕경 도시골격의 실체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석축수로 △교량시설 △남부도로와 건물지 △전 깔린 배수로와 우물 △고려~조선시대 도로 등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조사 지역은 동궁과 월지 북쪽에서 서남쪽으로 흘러 계림을 거쳐 남천으로 합류하는 발천의 일부 구간이다.조사 결과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진행되며, 양 벽석을 40~60cm 내외의 큰 냇돌과 할석을 이용해 안쪽 면을 고르게 맞춰 쌓은 ‘석축수로’가 발견됐다.발굴된 우물통일신라시대 석축수로를 남북방향으로 건너기 위한 교량시설도 확인됐다. 또 석교지의 남쪽과 북쪽에서 북쪽의 전랑지 방향으로 연결되는 폭 20m 정도의 남북도로가 조사됐으며, 발천 석축수로로 이어지는 전 깔린 배수로가 우물과 연결돼 확인됐다.그밖에 통일신라시대 발천 석축수로가 폐기된 이후, 석축수로와 직교하는 호선형태의 도로가 조성됐음을 확인했으며, 도로 내부에는 상감청자, 압출양각청자 등이 출토됐다.조 연구원은 남북도로와 연결되는 석교지에 교대와 교각, 상부의 석재, 판석을 다듬어 돌못을 끼워놓은 흔적 등이 남아있는 것을 미뤄 월정교보다 크고 오래된 방식의 통일신라 초기의 폭 12m의 최고, 최대의 교량시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또한 “월성에서 발천 석교지를 건너면 남북대로가 이어지고 대로 서쪽편에는 다양한 대형 건물군과 우물 1기가 배치돼 있으며 이를 들보 사이가 한칸으로 된 회랑이 감싸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대로 동쪽편은 건물군 없이 회랑만 배치된 형태다. 건물군의 배치양상과 위치 등을 감안 해 볼 때 신라왕궁(월성) 밖의 관아유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한편 조성윤 연구원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에서 올해 발간된 여섯 번째 ‘신라문화유산연구’ ‘고고자료로 본 신라 금성의 위치 시론’에서 ‘관아 건물군 아래층 방형 수혈주거지에서는 3~4세기경에 나타나는 단경호·통형고배 등이 출토됐으며, 월성 성벽의 아래층과 해자 축조 이전의 수혈유구 등에서도 3~4세기경의 토기가 출토된 바 있다’면서 ‘이와 같은 양상을 종합해 볼 때 이 지역은 신라 왕궁 월성이 축조되기 이전, 금성이 월성보다 먼저 축조됐고, 월성의 서북쪽에 금성이 위치하는 기록에 근거해 이 곳을 신라 최초의 도성인 금성과 관련지어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